인문학, 대세이긴 대세인가 보다. 페이스북, 애플, 구글 등의 세계적인 IT 기업들이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우리나라 역시 인문학의 바람이 거세다. KB 국민은행에서는 채용할 때, 인문학 독서경험을 반영하여, 업무 수행능력보다 인성과 인문학적 소양에 더 중점을 두는 채용방식을 채택할 것이라고 한다.
한국은행은 역시 62년 역사상 처음으로 '자유전공 전형' 제도를 도입하여, 그 동안 경제학, 경영학, 법학, 통계학, IT·컴퓨터공학 등 5개 분야에서 필기시험과 면접을 거쳐 선발하던 방식을 바꿔 인문학과 사회학 등 다른 전공자들에게 필기시험을 면제 해주고 서류전형과 면접만으로 이들을 심사하는 전형을 신설했다. 이렇게 인문학적 소양과 통합적 사고를 갖춘 인재를 선발하는 것은 금융권 뿐만 아니라 사회전반에 일고 있는 변화인 듯 하다.
인문학에서 답을 찾다
This worth repeating. It's in Apple's DNA that technology alone is not enough. we believe that it's technology married with the liberal arts and the humanities, that yields us that result that makes our heart sing.
재차 말씀 드립니다. 기술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것, 그 철학은 애플의 DNA 입니다. 가슴을 울리는 결과를 내는 것은 교양, 인문학과 결합된 기술임을 우리는 믿습니다.
- Steve Jobs 의 Keynote 中 -
인문학이 이렇게 주목 받게 된 이유는 스티브잡스의 영향이 크지 않았을까? 스티브잡스는 키노트에서 뿐만 아니라, 스탠포드 대학 연설에서도 전혀 인생의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았던 서체 예술을 배우면서, 10년 후 첫번째 매킨토시를 구상할 때 그 기능을 모두 집어 넣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 역시 그리스 라틴 고전을 원전으로 읽는 것이 취미라고 했으며, 일본의 소프트뱅크 CEO 손정의, MS사의 빌게이츠 등 꽤나 잘 나가는 CEO들 역시 인문학을 강조했다. 그 영향 때문인 지 대한민국의 서점에는 '인문학으로 광고하다', '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만나다','지금 시작하는 인문학' 등의 인문학 서적은 베스트 셀러이자 스테디 셀러로 자리잡고 있다.
인문학이 대세라고?? 정말??
한 쪽에서는 인문학이 대세라고 하지만, 다른 한 쪽에서는 또 다른 인문학 위기론을 내세운다. 1999년 ~ 2001년 사이 인문계열 학과의 수가 평균 20% 감소했고, 문사철이라고 불리는 인문학과들은 통폐합의 대상이 되었다. 물론, 학생들의 인문학에 대한 인식 역시 열악하다. 점수가 낮은 학생이 가는 곳이 철학과이고, 그런 분위기가 팽배하다 보니 철학과에 들어오는 학생 조차 자기가 하는 학문에 자긍심을 갖기 힘들다. 학생 뿐만 아니라, 부모 역시 자식이 인문학과에 간다고 하면 극구 말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문학이 위기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실용성만을 중시하는 사회풍조', '과학적 합리성만을 인정하는 경향'이 인문학을 위기로 내 몰고 있으며, 인문학 역시 다른 어떤 목적을 수행하기 위한 수단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말한다. 대학에서 인문학과를 통폐합하려고 하는 이유도, 기업에서도 인문학의 중요성을 외치는 이유도 자본의 논리 때문이며, 결국 돈이 되지 않는 인문학은 살아남지 못한다는 것이다. 결국 그 것 역시 인문학의 또 다른 위기를 가져올 것이라고 한다.
우선 인문학의 책을 펼쳐라.
나 : 교수님, 간호학과랑 철학과랑 고민하고 있는 데요. 어떻게 할까요? 어디로 갈까요?
홍세화 교수님 : 학생. 선택은 학생이 하는 거지, 잘 고민해봐. 근데 확실한 건, 간호학을 공부하든지, 철학을 공부하든지 간에 절대 인문학에 대한 끈을 놓지 말게. 단순히 철학만을 말하는 게 아니야. 문학, 역사, 철학을 포함한 모든 인간에 대한 학문. 사람이기에 해야하는 학문. 그런 것들이 학생의 삶을 풍성하게 해 줄꺼야. 수능이 끝났다고, 인생이 끝난 것도 아니고, 대학을 가서도, 직장을 가서도, 나이가 들어서도 그런 책 한 권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삶을 살 길 바라네.
다시 도전한 수능조차 좋은 성적을 얻지 못했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걱정이 들었을 때, 나는 우연한 기회에 강연에서 홍세화 교수님을 만났었다. 교수님 말씀처럼, 인문학은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 공부해야 하는 학문이다. 인문학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는 이유 역시, 사람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인문학의 대세론, 위기론. 인문학에 대한 두 가지 상반된 주장이지만, 그들 모두 강조하는 확실한 한 가지는 인문학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사람은 언제나 사람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지 않는가? 인문학이 대세든, 위기든, 돈을 벌기 위해, 취업을 하기 위해 인문학을 하든, 아니면 그저 재미있어서 인문학을 하든 그 이유가 어찌되었든 간에 인문학의 책을 펼쳐볼 만한 가치는 있지 않은가?
이제는 인문학의 책을 펼쳐보자. 물론 처음에 인문학 책을 펼치는 것이 힘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생각 해보면, 처음부터 쉬운 일들은 거의 없다. 인문학은 사람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줄 것이며, 당신의 삶을 풍요롭게 해줄 것이다. 이제 인문학의 책을 펴고, 그 묘한 매력에 빠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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